카테고리 없음

세계로교회, “우리는 종교니까 법도 예외입니다”

laprimavera 2025. 6. 17. 12:55

20일 오후 보수 정승윤 선거사무소에서 손현보 목사(왼쪽 세 번째) 등이 정승윤 후보에게 안수기도를 해주고 있다. ©세계로교회 유튜브 출처 : 교육언론[창](https://www.educhang.co.kr)

 

 

— 선거 개입 의혹은 외면하고, 탄압 운운하며 순교자 코스프레

세계로교회가 압수수색을 당했습니다. 그랬더니 교회 측은 곧바로 외쳤습니다.
“이건 종교 탄압이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도 빠르고 일관되게 피해자 포지션을 잡는지 감탄이 나옵니다.
경찰이 법에 따라 수사 절차를 진행했을 뿐인데, 이분들은 벌써 일제강점기와 군사독재 시절까지 소환하며 “한국교회 역사상 초유의 박해”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도대체 이게 압수수색인가요, 십자가형인가요?

종교의 자유? 좋습니다. 그런데 법은요?

문제의 발단은 선거운동 기간도 아닌데 교회 예배에서 교육감 후보와 담임목사가 정치 대담을 하고, 이를 교회 유튜브에 떡하니 올린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세계로교회는 말합니다.
“우린 선한 의도로 신도들에게 바른 투표를 가르쳤을 뿐이다.”
아, 그러셨군요. 그럼 다른 단체가 법 위반하면 “불법 정치 개입”이고, 교회가 하면 “신앙적 지도”가 되는 겁니까?
이쯤 되면 종교의 자유가 아니라 ‘신의 권위로 포장한 무책임’에 가깝습니다.

공직선거법은 종교단체가 내부 조직과 직무를 이용해 선거에 개입하는 걸 명확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교회는 마치 헌법 위에라도 있는 듯한 태도로, 수사 당국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법을 어겨도 교회가 하면 괜찮다? 참 편리한 신앙입니다.

“우리가 핍박받고 있어요!”라는 대서사시

세계로교회와 고신총회는 국가 수사를 두고 “북한도 이렇게까지는 안 한다”며 감정을 자극합니다.
그런데 이 논리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합니다. 뭔가 잘못하면, 일단 피해자 코스프레부터 하고 보는 식.
세상이 교회를 공격하고 있다며 성난 군중을 자극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아주 효과적이죠.
그러나 정작 빠져 있는 건 진실입니다.

예배가 정치 무대가 되고, 교회가 특정 후보의 플랫폼이 되어도 괜찮다고요?
그게 아니라면, 왜 수사에는 협조하지 않고 고작 언론 플레이에 몰두하고 있습니까?

법치국가? 그건 우리에게 해당 안 됩니다

세계로교회 성명서를 보면 이렇게도 씁니다.
“대한민국이 법치국가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러고는 이어서 “국가가 기독교를 탄압하면 결사항전하겠다”고 합니다.
예? 지금 누구 얘기인가요?
법을 지킨다며 자랑해놓고, 수사당하면 반역하겠다는 이 놀라운 자기모순.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오는 신앙의 유연성입니다.

종교는 방패가 아니라 책임입니다

종교가 면책 특권이 되는 순간, 그건 더 이상 종교가 아닙니다.
사회적 책임 없이 오로지 자기 논리만 고집한다면, 그건 신앙이 아니라 카르텔입니다.
세계로교회가 진정으로 ‘하나님의 뜻’을 말하려면, 먼저 사람들 앞에서 책임지는 자세부터 보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신들이 잘못한 부분은 한 마디 언급도 없이,
압수수색을 당하면 곧장 ‘종교 탄압’이라 외치는 그 익숙한 레퍼토리.
이쯤 되면 우리가 묻고 싶습니다.
정말 탄압당한 겁니까, 아니면 감춰야 할 게 많은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