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해미읍성, 군사 요새에서 천주교 성지로의 재조명과 역사적 논란

laprimavera 2024. 8. 30. 14:17

충청남도 서산시에 위치한 해미읍성은 조선시대의 군사 요새로서 한국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유적지다. 1417년에 조선 태종에 의해 축성된 이 성은 서해안 지역 방어의 전략적 요충지로 기능했으며, 조선 후기까지 군사적 방어와 행정적 중심지로 사용되었다. 최근 이곳은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시기에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장소로도 알려지며, 천주교 성지로 재조명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재조명 과정에서 원래의 역사적 의미가 간과될 우려가 있다.

해미읍성이 천주교 성지로 강조되면서, 몇 가지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 첫째, 역사적 의미의 왜곡 가능성이 있다. 해미읍성은 본래 군사적 요충지로서의 역사적 가치를 지닌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천주교적 시각에 의해 재해석되면서 원래의 군사적, 행정적 역할이 간과될 위험이 있다. 

둘째, 종교 간 갈등이 우려된다. 해미읍성의 천주교 성지화가 진행됨에 따라, 다른 종교와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성지화 과정에서 천주교 신자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만, 이 과정에서 다른 역사적 맥락이나 종교적 가치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으면, 종교 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공공 자원의 불균형 사용 문제가 있다. 성지화 사업에 투입되는 막대한 예산이 특정 종교에 집중되면서, 다른 종교나 공공 프로젝트에 대한 자원 배분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사회적 불만을 유발할 수 있다.

해미읍성은 조선 태종 시기에 축성되어 서해안 방어의 핵심 요충지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성곽과 성문, 동헌, 객사 등 조선시대의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당시의 군사적, 행정적 기능을 엿볼 수 있는 유산으로 평가된다. 현재 해미읍성은 역사적 탐방지이자 천주교 성지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지만, 이곳이 특정 종교적 시각으로만 재구성되는 것은 해미읍성의 복합적인 역사적 의미를 왜곡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해미읍성은 종교적 관점에 국한되지 않고, 그 본래의 군사적, 행정적 의미와 다양한 역사적 맥락을 종합적으로 조명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해미읍성의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지 않고, 모든 방문객이 이 유적지의 다양한 역사적 가치를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2022. 11. 14) 해미읍성의 정문인 진남문. (사진: 뉴스포스트 강대호 기자)

출처 : 뉴스포스트(https://www.newspost.kr)